엄마를 부탁해

Amazon Prime

Buy on Amazon

Description

2011년 맨 아시아 문학상 수상작으로, 신경숙의 8번째 장편소설이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창작과비평」에 연재된 작품이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을 그렸다. 각 장은 전단지를 붙이고 광고를 내면서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도입부부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엄마는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전단지를 붙이고 광고를 내면서 엄마를 찾아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각 장은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독자를 사로잡는다. 딸(1장)-큰아들(2장)-아버지·남편(3장)-어머니.아내(4장)-딸(에필로그)로 이어지는 시점의 전환은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각 장은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모놀로그를 보는 듯한 극적인 효과를 지닌다. 각자의 내면에 자리잡은 어머니의 상은 각각 남다른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연결되고 스며들어 탁월한 모자이크화로 완성된다.


전자책으로 미리 읽기


종이책 1쇄 발행 2008년 11월 10일

전자책 초판 발행 2012년 4월 1일

지은이 | 신경숙

펴낸이 | 강일우

책임편집 | 박신규

펴낸곳 | (주)창비    등록 | 1986년 8월 5일 제85호

주소 | 413-120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84

전화 | 031-955-3333    팩스 | 031-955-3400

홈페이지 | www.changbi.com

전자우편 | literat@changbi.com

트위터 | @changbi_books

페이스북 | www.fb.com/changbi

전자책 공급 | 한국출판콘텐츠    전자책 제작 | 이타래

ⓒ 신경숙 2008

종이책 ISBN 978-89-364-3367-3 (03810)

전자책 ISBN 978-89-364-0003-3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민ㆍ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All rights are reserved. Produced in Korea. No part of this book may be reproduced in any form without permission in writing from the publisher.

본 콘텐츠는 (사)한국출판인회의에서 배포하는 ‘KoPub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러두기: 본 전자책은 구동되는 단말기나 소프트웨어, 서체 등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저자 사진 | ⓒ 백다흠

신경숙(申京淑)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 우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존재의 내면을 파고드는 섬세한 문체와 삶의 시련과 고통에서 길어낸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평단의 주목과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소설집으로 『강물이 될 때까지』 『풍금이 있던 자리』 『감자 먹는 사람들』 『딸기밭』 『종소리』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는 『깊은 슬픔』 『외딴 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리진』 등이 있다. 짧은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와 한일 양국을 오간 왕복 서간집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차례 |

 

1장 · 아무도 모른다

2장 · 미안하다, 형철아

3장 · 나, 왔네

4장 · 또다른 여인

에필로그 · 장미 묵주

 

해설 | 정홍수

작가의 말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그것도 엄마를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 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1938년 7월 24일생이라고 엄마의 생년월일을 적는데 아버지가 엄마는 1936년생이라고 했다. 주민등록상에만 38년으로 되어 있을 뿐 실제로는 36년생이라는 것이다. 너는 처음 듣는 얘기였다. 아버지는 그 시절엔 다 그렇게 했다고 했다. 태어나서 백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아이들이 많아서 이삼년 키워본 다음 호적에 올렸다는 것이다. 38이라는 숫자를 36이라고 고쳐 적으려는데 오빠가 신상명세서이니 38년생으로 적어야 한다고 했다. 이건 우리가 만드는 전단지이고 여기가 동사무소나 구청도 아닌데 사실보다 등록된 것을 적어야 하나? 의문이 들었지만 너는 묵묵히 36이라 적은 숫자를 다시 38로 고쳤다. 그러면 7월 24일이라는 엄마의 생일은 제대로 된 것일까? 생각하면서.

너의 엄마는 몇해 전부터 내 생일은 따로 챙기지 마라, 했다. 아버지의 생일이 엄마의 생일 한달 전이었다. 예전엔 생일이나 다른 기념할 일이 생기면 너를 비롯한 도시의 식구들이 J시의 엄마 집으로 이동하곤 했다. 다 모이면 직계만 스물둘이었다. 엄마는 식구들이 모이는 왁자한 상태를 좋아했다. 식구들이 모이게 되면 며칠 전에 새 김치를 담그고, 시장에 나가 고기를 끊어오고, 치약과 칫솔 들을 준비했다. 돌아갈 때 한병씩 나눠주려고 참기름을 짜고 참깨 들깨를 따로 볶아 찧었다. 가족들을 기다릴 즈음의 너의 엄마는 동네 사람들이나 시장통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얘기할 때 단연 활기를 띠었고 은근히 자부심이 배어나는 몸짓과 말투를 보였다. 헛간에는 엄마가 철따라 담가놓은 매실즙이며 산딸기즙이 담긴 크고작은 유리병들이 즐비했다. 도시의 식구들에게 퍼줄 황석어젓이며 멸치속젓이며 조개젓갈 들이 엄마의 항아리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양파가 좋다는 말이 들리면 양파즙을 만들어서, 겨울을 앞두고는 감초를 넣은 늙은호박즙을 짜서, 도시의 식구들에게 보냈다. 너의 엄마 집은 도시의 식구들을 위해 사시사철 뭔가 제조하는 공장과도 같았다. 장이 담가지고 청국장이 발효되고 쌀이 찧어지는. 언제부턴가 도시 식구들이 J시에 가는 일보다 엄마가 아버지와 함께 도시로 오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가 아버지와 엄마의 생일도 도시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 걸로 대신하기 시작했다. 그래야 움직임이 단출하긴 했다. 급기야 엄마는 내 생일은 아버지와 함께 쇠자, 했다. 한여름이라 날도 더운데다 이틀 사이로 지내야 하는 여름제사가 두번이나 있는데 그 틈에 언제 생일을 다 챙기겠느냐고 했다. 처음에 너의 가족들은 엄마가 그리 주장해도 그게 무슨 소리냐며 엄마가 도시에 오지 않으려 하면 몇몇이라도 시골집에 내려가 엄마 생일을 챙기곤 했다. 그러다가 아버지 생일에 엄마의 선물까지 함께 사기 시작했고 엄마 생일 당일은 슬그머니 지나가게 되었다. 식구들 숫자대로 양말 사기를 좋아하던 엄마의 장롱엔 가져가지 않은 양말들이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름: 박소녀

생년월일: 1938년 7월 24일생(만 69세)

용모: 흰머리가 많이 섞인 짧은 퍼머머리, 광대뼈 튀어나옴. 하늘색 셔츠에 흰 재킷, 베이지색 주름치마를 입었음.

잃어버린 장소: 지하철 서울역

엄마의 사진을 어느 걸 쓰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라졌다. 최근 사진을 붙여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했지만 누구도 엄마의 최근 사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너는 언제부턴가 엄마가 사진 찍히는 걸 매우 싫어했다는 걸 생각해냈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도 엄마는 어느 틈에 빠져나가, 사진에는 엄마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칠순 때 찍은 가족사진 속의 엄마 얼굴이 사진으로 남은 가장 최근 모습이었다. 그때의 엄마는 물빛 한복을 입고 미장원에 가 업스타일로 머리를 손질하고 입술에 붉은빛이 도는 루주를 바른, 한껏 멋을 낸 모습이었다. 사진 속 엄마는 실종되기 전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 그 사진을 따로 확대해 붙여본들 사람들이 그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걸 알아보지 못하리라는 것이 네 남동생의 의견이었다. 인터넷에 그 사진을 올렸더니 어머님이 예쁘시네요, 길을 잃어버릴 분 같지 않은데요,라는 댓글이 올라온다고 했다. 너희는 각자 엄마의 다른 사진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큰오빠는 너에게 문구를 더 보충해보라고 했다. 네가 큰오빠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좀더 호소력 있는 문구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호소력 있는 문구. 어머니를 찾아주세요,라고 쓰니 너무 평범하다고 했다. 어머니를 찾습니다,라고 쓰니 그게 그거고 어머니라는 말이 너무 정중하니 엄마,로 바꿔보라고 했다. 우리 엄마를 찾습니다,라고 쓰니 어린애스럽다고 했다. 윗분을 보면 꼭 연락 바랍니다,라고 쓰자 큰오빠가 넌 대체 작가라는 사람이 그런 말밖에 쓸 수 없냐! 버럭 소리를 질렀다. 큰오빠가 원하는 호소력 있는 문구가 무엇인지 너는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 호소력이 따로 있어? 사례를 한다고 쓰는 것이 호소력이야, 작은오빠가 말했다. 사례를 섭섭지 않게 하겠습니다,라고 쓰자 사례를 섭섭지 않게? 이번엔 올케가 그렇게 적으면 안된다고 했다. 분명한 액수를 적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고.

- 그럼 얼마를 적을까요?

- 백만원?

- 그건 너무 적어요.

- 삼백만원?

- 그것도 적은 것 같은데?

- 그럼 오백만원.

오백만원 앞에서는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너는 오백만원의 사례금을 드리겠습니다,라고 적고 마침표를 찍었다. 작은오빠가 ‘사례금:오백만원’으로 고치라고 했다. 남동생이 오백만원을 다른 글자보다 키우라고 했다. 각자 집으로 돌아가 엄마의 사진을 찾아보고 적당한 게 있으면 바로 네 이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 전단지 문안을 더 보충해서 인쇄하는 일은 네가, 그것을 각자에게 배송하는 일은 남동생이 맡기로 했다. 전단지 나눠주는 아르바이트생을 따로 구할 수도 있어, 네가 말하자, 그건 우리가 해야지, 큰오빠가 말을 받았다. 평일엔 각자 일을 하는 틈틈이, 주말엔 모두 다함께. 그렇게 언제 엄마를 찾아? 네가 투덜거리자, 큰오빠는 해볼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있어, 이건 가만있을 수 없으니까 하는 일이다,고 했다. 해볼 수 있는 일 뭐? 신문광고. 신문광고가 해볼 수 있는 일의 다야? 그럼 어떻게 할까? 내일부터 모두 일을 그만두고 이 동네 저 동네 무조건 헤매고 다닐까? 그렇게 해서 엄말 찾을 수 있다고 보장만 되면 그리해보겠다. 너는 큰오빠와의 실랑이를 그만두었다. 지금까지의 습성. 오빠니까 오빠가 어떻게 해봐라!고 늘 미루는 마음이던 습성이 이런 상황에도 작동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너의 가족들은 큰오빠 집에 아버지를 두고 서둘러 헤어졌다. 헤어지지 않으면 또 싸우게 될 것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줄곧 그래왔다. 엄마의 실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상의하러 모였다가 너의 가족들은 예기치 않게 지난날 서로가 엄마에게 잘못한 행동들을 들춰내었다. 순간순간 모면하듯 봉합해온 일들이 툭툭 불거지고 결국은 소리를 지르고 담배를 피우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너는 엄마를 잃어버렸다는 얘길 처음 듣자마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식구들 중에서 서울역에 마중나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느냐고 성질을 부렸다.

- 그러는 너는?

나? 너는 입을 다물었다. 너는 엄마를 잃어버린 것조차 나흘 후에나 알았으니까. 너의 가족들은 서로에게 엄마를 잃어버린 책임을 물으며 스스로들 상처를 입었다.

오빠 집에서 나온 너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다가 엄마가 사라진 지하철 서울역에서 내렸다.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로 가는 사이 수많은 사람들이 네 어깨를 치고 지나갔다. 아버지가 엄마 손을 놓친 자리에 서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네 어깨를 앞에서 뒤에서 치고 지나갔다. 누구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너의 엄마가 어쩔 줄 모르고 있던 그때도 사람들은 그렇게 지나갔을 것이다. 네가 도시로 가기 위해 엄마 곁을 떠나기 며칠 전 엄마는 너의 손을 잡고 시장통 옷가게로 갔다. 네가 아무 장식이 없는 민짜 원피스를 고르자 엄마는 어깨와 치마 끝단에 프릴이 달린 것을 네 앞에 내밀었다. 이거 어떠냐! 너는 에이…… 하며 밀쳤다. 왜? 입어보렴. 그때만 해도 젊었던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프릴 달린 원피스와 엄마가 머리에 쓴 때에 전 수건은 서로 다른 세상처럼 대조적이었다. 유치해요. 내 말에 엄마는 그러냐? 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지 자꾸만 원피스를 앞뒤로 살폈다. 내가 너라믄 이걸 입어보겠구만. 유치하다고 말한 게 미안해서 그건 엄마 취향도 아니잖아, 했을 때 너의 엄마는 아니다, 엄만 이런 옷이 좋아, 입을 수 없었을 뿐이다, 했다.

한 인간에 대한 기억은 어디까지일까. 엄마에 대한 기억은?

엄마가 곁에 있을 땐 까마득히 잊고 있던 일들이 아무데서나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통에 너는 엄마 소식을 들은 뒤 지금까지 어떤 생각에도 일분 이상 집중할 수가 없었다. 기억 끝에 어김없이 찾아드는 후회들. 그때 그 옷을 입어라도 볼걸, 너는 어쩌면 엄마가 쭈그리고 앉아 있었을지도 모를 자리에 무릎을 접고 앉아보았다. 기어이 네가 원하는 민짜 원피스를 고른 며칠 뒤에 너는 이 서울역에 도착했다. 너를 서울에 데려다주러 온 엄마는 위압적으로 내려다보는 빌딩도 무찌를 듯한 걸음걸이로, 오가는 인파 속에서도 너의 손을 꼭 잡고 광장을 걸어가 시계탑 밑에서 오빠를 기다렸다. 그 엄마가 길을 잃다니. 지하철이 들어오는 불빛이 보이자 사람들이 몰려들다가 앉아 있는 네가 거치적거리는지 힐끔거렸다.

너의 엄마가 지하철 서울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친 그때 너는 중국에 있었다. 북경에서 열린 북페어에 동료 작가들과 함께 있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너의 엄마를 지하철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그 시간은 네가 북페어의 한 부스에서 중국어로 번역된 네 책을 들여다보고 있던 때이기도 했다.

- 아버지는 왜 택시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탔어요! 지하철만 안 탔어도!

아버지는 기차역이 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어 굳이 택시를 타러 나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모든 일은, 특히 나쁜 일은 발생하고 나면 되짚어지는 게 있다. 그때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싶은 것. 가족들은 왜 다른 때와 달리 아버지 엄마가 둘이서 작은오빠 집에 찾아갈 수 있다는 말을 따랐을까. 가족 중 누군가 서울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로 아버지 엄마를 마중나가는 것은 늘 해오던 당연한 일이었는데. 도시에서 어딘가로 이동할 때면 가족들의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하던 아버지는 왜 그때 지하철 탈 생각을 했을까. 엄마는 아버지와 함께 막 도착한 지하철을 타려 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지하철을 타고 보니 엄마가 없었다고 했다. 하필 번잡한 토요일 오후였다. 엄마는 인파에 떠밀려 아버지 손을 놓쳤고 허둥지둥하는 사이에 지하철이 출발해버린 것이다. 엄마의 가방은 아버지가 들고 있었으므로 너의 엄마가 빈손으로 지하철역에 혼자 남았을 때 너는 북페어에서 나와서 천안문광장으로 가고 있었다. 북경엔 세번째 걸음인데도 천안문광장에 발을 디뎌본 적이 없었다. 버스 안에서 승용차 안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한 곳이었다. 안내를 맡은 학생은 저녁때까지 시간이 남으니 천안문광장에 가보겠느냐고 했고 너의 일행들은 그에 따랐다. 네가 택시를 타고 자금성 앞에서 내렸을 때,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은 너의 엄마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자금성으로 걸어들어가다가 너의 일행은 되나왔다. 북경은 온 도시가 공사중이었다. 이듬해에 있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라고 했다. 자금성도 일부분만 개방하고 공사중인데다 곧 문닫을 시간이었다. 영화 「마지막 황제」의 늙은 푸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자금성에 돌아와 어린 관광객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옥좌에 숨겨놓은 귀뚜라미 상자를 꺼내 보이던 장면이 떠올랐다. 뚜껑을 여니 그때까지도 살아 있던, 푸이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귀뚜라미. 네가 천안문광장으로 건너가려던 그때에 너의 엄마는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인파 속에 우두커니 서 있었을까. 누군가 데리러 오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자금성과 천안문광장을 이어주는 길도 공사중이었다. 광장은 바로 앞에 보였지만, 복잡한 미로를 통과하고 또 통과한 뒤에야 그곳에 설 수 있었다. 네가 천안문광장 하늘에 떠 있는 연들을 보고 있을 때, 너의 엄마는 지하도에서 체념한 듯 주저앉으며 네 이름을 불렀을지도 모른다. 천안문의 철문이 열리고 일개분대는 될 듯한 공안원들이 다리를 높이 들며 행진해서 오성홍기를 내리는 걸 구경하고 있을 때, 너의 엄마는 지하철 서울역 구내의 미로를 헤매고 다닌 듯하다. 그때의 너의 엄마를 보았다는 역 구내 사람들의 증언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그들은 너의 엄마로 추정되는 한 늙은 여인이 아주 천천히 걷고 있는 걸, 간혹 주저앉아 있는 걸, 에스컬레이터 앞에 하염없이 서 있는 걸 보았다고 했다. 너의 엄마인 듯한 한 늙은 여인이 오래 역에 앉아 있다가 도착하는 지하철을 타는 걸 봤다는 이도 있었다. 너의 엄마가 어디론가 사라진 그 밤에 너는 일행들과 밤택시를 타고 북경의 휘황한 먹자거리에 나가 붉은 불빛 아래서 오십육도쯤 되는 중국술을 맛보며 붉은 기름에 볶은 뜨거운 게요리를 먹고 있었던 거다.

아버지가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엄마와 헤어진 지하철 서울역으로 다시 가보았으나 엄마는 없었다고 했다.

- 아무리 지하철을 못 탔기로 어떻게 길을 잃을 수 있어요? 안내판이 다 붙어 있는데. 어머닌 전화 걸 줄도 모르시나? 공중전화로 전화 한통만 걸면 되는데.

올케는 지하철을 타지 못했다고 아들 집도 찾지 못하느냐며 엄마에게 다른 일이 생긴 거라고 했다. 다른 일? 그것은 엄마를 어떻게든 예전의 엄마로 여기고 싶은 사람의 마음이었다. 엄마는 길을 잃을 수 있어, 네 말에 올케는 눈을 빤히 떴다. 언니도 알잖아, 엄마가 어떤 상탠지? 올케가 나는 모르는데요?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의 가족은 알았다. 엄마가 어떤 상태인지. 엄마가 이대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도.

엄마가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것을 너는 언제 알았을까.

네가 처음 쓴 편지는 엄마가 도시로 나간 큰오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받아적는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너의 오빠는 너희가 태어난 마을이 속한 소읍에서 정규 고등학교를 마치고 일년 동안 혼자서 공무원시험 공부를 한 뒤에 발령을 받아 도시로 나갔다. 자신이 낳은 자식과 엄마의 첫 작별이었다. 전화가 없던 그때의 유일한 통신수단은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도시로 간 오빠는 편지지에 큼직큼직한 글씨로 엄마에게 편지를 써보내곤 했다. 너의 엄마는 오빠의 편지가 도착하는 날을 귀신같이 알았다. 그 마을엔 오전 열한시쯤 우편집배원이 커다란 가방을 자전거 앞에 매달고 오곤 했다. 오빠의 편지가 오는 날엔 엄마는 밭에 있다가도 도랑에서 빨래를 하다가도 집에 들어와 우편집배원이 전해주는 오빠의 편지를 직접 받곤 했다. 그러고는 네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네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는 너를 뒷마루로 데리고 가서 오빠의 편지를 꺼내 내밀었다. 큰 소리로 읽어보라, 했다. 집을 떠난 너의 오빠의 편지는 “어머님 전 상서”로 시작되었다. 편지쓰기의 방식을 교과서에서 배운 듯이 오빠는 시골집의 안부를 묻고 도시에 있는 자신의 안부를 전했다. 빨래는 일주일에 한번 당숙모에게 갖다주면 빨아준다고 씌어 있었다. 엄마가 당숙모에게 간곡히 당부한 일이었다. 밥은 잘 사먹고 있고, 동사무소 숙직실에서 당번을 서주는 일로 숙소도 얻었으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다. 오빠는 이 도시에 나오니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고 썼다. 꼭 성공해서 언젠가는 엄마를 편하게 해줄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스무살이던 오빠는 능청스럽고 늠름하게도, 그러니 어머님, 제 걱정은 마시고 아무쪼록 어머님 건강을 챙기셔야 합니다,라고도 썼다. 오빠의 편지를 큰 소리로 읽다가 네가 편지지 너머로 엄마를 넘겨다보면 너의 엄마는 뒤란의 토란대나 장항아리를 눈 하나 깜짝 않고 응시하고 있었다. 편지를 읽어주는 너의 목소리를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엄마의 귀는 토끼처럼 쫑긋 세워져 있었다. 편지를 다 읽고 나면 너의 엄마는 너에게 엄마가 부르는 말을 편지지에 적으라고 했다. 엄마가 불러주는 첫마디는 형철이에게였다. 형철은 너의 큰오빠 이름이다. 너는 엄마가 불러주는 대로 형철이에게 ,라고 오빠 이름을 적었다. 엄마가 마침표를 찍으라고 하지 않았지만 이름 뒤에 점 하나를 찍었다. 엄마가 형철아라고 부르면 너는 형철아!라고 적었다. 할말을 잊은 듯이 엄마가 형철아 부른 뒤에 침묵을 지키면 너는 쏟아지는 단발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볼펜을 든 채로 귀를 쫑긋 세우고 편지지를 들여다보며 엄마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날씨가 차졌구나,라고 불러주면 너는 날씨가 차가워졌구나,라고 썼다. 형철이에게라고 불러준 뒤 엄마의 다음 말은 날씨에 관한 것이었다. 여긴 봄이 와서 꽃이 피었구나. 여름이 시작되어 논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추수철이라 논두둑에 콩이 가득이다. 엄마가 사투리를 쓰지 않을 때는 오빠에게 전할 말을 불러줄 때뿐이었다. 아무쪼록 여기 걱정은 말고 네 한몸 건사 잘하길 바란다. 어미가 바라는 것은 그것 하나뿐이다. 형철이에게로 시작한 엄마의 말은 네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해서 어미가 미안하다,로 감정의 급물살을 탔다. 네가 편지지에 또박또박 엄마의 말을 받아적을 때 너의 엄마의 손등엔 굵은 눈물이 툭, 떨어지곤 했다. 너의 엄마가 불러주는 마지막 말은 늘 똑같았다. 아무쪼록 밥은 굶지 말고 다니거라. 엄마가.

너는 그 집의 셋째였으므로 네 위의 오빠들이 집을 떠날 때마다 엄마가 겪는 작별의 슬픔과 고통과 염려를 지켜보았다. 큰오빠를 보내고선 너의 엄마는 새벽마다 장독대의 장항아리를 닦았다. 우물이 앞마당에 있어서 물을 길어오기만도 힘든 일이었는데 뒤꼍을 가득 채운 항아리들을 하나하나 다 닦았다. 뚜껑도 열어 앞뒤로 윤이 나도록 닦았다. 행주질을 하는 너의 엄마의 입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쓰라린 이별만은 없었을 것을… 손은 연방 찬물에 행주를 담갔다가 꺼내고 비틀어짜고 항아리 사이를 오가느라 바쁜데 엄마 입에서는 어느날 당신이 나를 버리지 않겠지요,가 흘러나왔다. 그때 네가 엄마! 하고 부르면 뒤돌아보는 너의 엄마의 우직한 소 같은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어느 항아리 앞에서 엄마가 형철아! 오빠 이름을 부르며 힘이 빠진 듯 주저앉았을 때 너는 슬그머니 엄마에게서 행주를 빼내고 엄마의 팔을 높이 들어 너의 어깨를 안게 했다. 엄마가 너의 큰오빠를 사랑하는 방식은 학교에서 야간자습을 마치고 돌아온 오빠에게만 라면을 끓여주는 일이었다. 네가 가끔 그에게 그때 이야기를 하면 라면 가지고 뭘 그래?라고 응수했다. 라면 가지고라니? 그땐 라면이 최고 맛있었는데? 숨겨놓고 먹는 것이었다니까! 해도 도시에서 자란 그는 뭐 그렇게까지! 싶은 모양이었다. 새로 등장한 라면은 그동안 너의 엄마가 만들어준 모든 음식의 맛을 무력화시켰다. 엄마는 새로 나온 라면을 사다 장독의 빈 항아리에 숨겨놓고 늦은 밤에 큰오빠에게만 끓여주고 싶어했다. 라면 끓이는 냄새 때문에 너를 비롯한 다른 형제들이 일제히 눈을 떴다. 그 밤에 라면냄새 때문에 잠을 깬 너와 너의 형제들에게 엄마가 니들은 그냥 자거라- 엄하게 말하면 너와 너의 형제들은 막 라면을 입에 넣으려는 큰오빠를 일제히 바라보았다. 미안해진 그가 라면 한 젓가락씩을 먹게 하면 그제야 엄마는, 먹을 것은 어찌 그리 금세 안다냐들! 하면서 솥에 물을 가득 붓고 라면 한개를 다시 끓여와 너와 너의 형제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라면가닥보다 국물이 더 많은 그릇을 받아들고 흐뭇해하던 그런 때가 있었다. 너의 엄마는 수많은 항아리들을 닦다가 라면을 숨겨놓던 항아리 앞에서 결국 오빠를 향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철철 울곤 했다.

오빠들이 집을 떠날 때마다 슬픔에 빠지는 엄마에게 네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그들이 보내온 편지를 소리내 읽어준 뒤 엄마의 말을 받아적은 편지를 학교 가는 길에 우체통에 넣어주는 일뿐이었다. 그랬으면서도 왜 너는 엄마가 문자의 세계에 단 한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 존재라는 것을 까마득히 모르고 지냈을까. 엄마에게 편지를 읽어주고 엄마의 말을 대신 써주면서도 엄마가 글을 몰라서 어린 너에게 의지하는 것이라고 왜 생각해본 적이 없을까. 너는 엄마의 부탁들을 텃밭에 나가 아욱을 뜯어오라거나 기름집에 가서 석유를 사오라는 것과 같은 심부름으로 받아들였다. 너마저 엄마 집을 떠난 뒤에 엄마가 그 일을 다른 이에게 맡긴 것 같지는 않다. 너는 발신인이 엄마로 된 편지를 단 한통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어쩌면 네가 편지를 쓰지 않아서일까? 전화 때문이었을 것이다. 네가 집을 떠나올 무렵엔 마을 이장 집에 공동전화가 놓였다. 그 마을에 처음 생긴 전화였다. 아침마다 아아, 하며 마이크를 시험하는 소리 뒤에는 누구네 집 서울서 전화왔으니 어서 와서 받으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곤 했다. 편지로 안부를 전하던 형제들도 마을의 공동전화로 전화를 걸어왔다. 마을에 공동전화가 생긴 뒤부터는 식구를 타지로 내보낸 이들은 논에 있거나 밭에 있거나 아아, 마이크 소리가 들리면 모두들 누구를 찾나? 귀를 기울이곤 했다.

모녀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도 더 모르거나 둘 중 하나다.

지난가을까지만 해도 너는 너의 엄마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엄마가 화났을 때 어떻게 해야 누그러지는지, 엄마가 무슨 말을 듣고 싶어하는지. 누가 지금 엄마가 뭘 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물으면 고사리를 말리고 있을걸요, 일요일이니 성당에 가셨겠는데, 십초 내에 대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너의 생각은 지난가을에 조각이 났다. 엄마에게 너란 존재가 딸이 아니라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 것은 엄마가 네 앞에서 집을 치울 때였다. 어느날부턴가 엄마는 방에 떨어진 수건을 집어 걸었고, 식탁에 음식이 떨어지면 얼른 집어냈다. 예고 없이 엄마 집에 갈 때 엄마는 너저분한 마당을, 깨끗하지 못한 이불을 연방 미안해했다. 냉장고를 살피다가 네가 말려도 반찬거리를 사러 시장엘 나갔다. 가족이란 밥을 다 먹은 밥상을 치우지 않고 앞에 둔 채로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관계다. 어질러진 일상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엄마 앞에서 네가 엄마에게 손님이 되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너는 그보다 더 오래전 엄마가 너를 도시로 데려다준 뒤부터 엄마에게 손님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너의 엄마는 너를 도시로 보낸 뒤로는 너를 혼내지 않았다. 그전의 너의 엄마는 어땠는가. 네가 조금만 무엇을 잘못해도 세차게 꾸지람했다. 아주 오래전 엄마의 입에 붙어산 말들 중 하나는 “계집애가”였다. 대부분 오빠들과 너를 구별할 때 그 말을 쓰곤 했는데 사과나 포도 같은 것을 집어먹을 때는 물론이고 걸음걸이, 옷매무새, 말투에 대해서도 엄마는 “계집애”를 내세우며 너의 본성들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엄마는 간혹 수심에 잠기며 네 얼굴을 이윽히 들여다보았다. 풀먹인 이불홑청을 판판하게 하기 위해 양끝을 맞잡아당겨야 하는데 상대가 없어 어린 너를 마주앉힐 때나 밥을 뜸 들이기 위해 너에게 재래식 부엌의 아궁이에 불쏘시개를 집어넣게 할 때, 엄마는 어두운 얼굴로 너를 바라보곤 했다. 어느 해 추운 겨울날 우물에서 제사상에 오를 홍어 껍질을 벗기다가 엄마는 칼을 든 채로 “너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했다. “그래야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다.” 그때 엄마의 말을 너는 알아들었을까. 엄마가 스스럼없이 너를 혼낼 때는 네가 엄마, 엄마를 더 자주 불렀던 것 같다. 엄마라는 말에는 친근감만이 아니라 나 좀 돌봐줘,라는 호소가 배어 있다. 혼만 내지 말고 머리를 쓰다듬어줘, 옳고 그름을 떠나 내 편이 되어줘,라는. 너는 어머니 대신 엄마라는 말을 포기하지 않았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금까지도. 엄마라고 부를 때의 너의 마음에는 엄마가 건강하다고 믿고 싶은 마음도 섞여 있었다. 엄마는 힘이 세다고, 엄마는 무엇이든 거칠 게 없으며 엄마는 이 도시에서 네가 무언가에 좌절을 겪을 때마다 수화기 저편에 있는 존재라고.

지난가을 네가 엄마 집에 간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이제는 네가 집에 간다고 하면 할일이 많아질 엄마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엄마 …


미리읽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구매 후 이용해 주세요

바로 아마존에서 구매하기

Additional information

제본

반양장본

페이지

320쪽

지은이

신경숙

출판사

창비

출간일

2008-10-24

Reviews

There are no reviews yet.

Be the first to review “엄마를 부탁해”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