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첫 직업은 휴대폰 가게 판매직. 직접 매장을 운영하면 성공할 것 같아 독립했지만 두 해를 넘기지 못하고 폐업. 성형외과와 아파트 분양 사무실에서 상담사로 일하다 별 성과가 없어 경찰 공무원 준비. 삼 년 동안 공부하고 낙방. 다시 휴대폰을 팔다가 만난 지 한 달 반 된 남자와 결혼. 김필영의 세상은 ‘에세이 작가’들이 흔히 보여 주는 우아하거나 섬세한 세상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덕분에 그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관점으로 세상을 볼 줄 안다. 그런 그의 첫 이야기 모음이다.
그는 느리고 흐물흐물한 사람이어서 재바르거나 꾀바르게 일을 처리할 줄 모른다. 대신에 스스로 부러지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김필영의 이야기를 읽으면 마치 작은 야생 동물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거듭된 실패 앞에서도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동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속에는 타인이나 자기 자신을 가두는 생각의 틀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일단 많은 일을 시도하고, 할 수 없다고 판명되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놓아 준다.
이 책에는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필영이 마주했던 삶의 중요한 순간들이 담겨 있다. 이렇게 자신의 인생을 되짚은 그가 발견한 사실은, 삶이란 그저 무심히 다가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삶을 대하는 자세도 삶의 성격을 닮아야 한다고, 그는 생각하게 되었다. 무심한 듯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언젠가, 어느 날 더없이 사랑하게 될 사람들을 만날 때까지.
Reviews
There are no reviews y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