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인생의 중반을 지나는 한 사람이 누군가의 딸로 아내로 며느리로 엄마로 찍어온 좌표에서 벗어나, 고유한 좌표를 찍는 여정이 담긴 산문집이다. 저자는 아들이 귀한 집안에서 비교적 기다리지 않았던, 몸이 약한 둘째 딸로 태어난다.
조부모는 남동생이 태어나고 나서야 “이제야 완전한 다섯이 되었다”고 했고, 그때 어린아이는 ‘5’를 대단한 수로 받아들인다. 아이는 맞벌이하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동안 집에 있는 물건 중 숫자가 가장 많은 달력을 안고 수에 수를 더하고, 배수 개념과 곱셈을 이해했다. 혼자만의 세상에서 ‘수’의 세상에 눈뜬 것이다. 책은 총 4장에 걸쳐 ‘나’로 시작해 ‘주변’을 되짚고 다시 나로 돌아오는 여정을 풀어낸다.
어쩌면 모든 관계의 갈등은 “[x]+[y]=2”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데에서 싹트는지도 모른다. ‘나’와 ‘너’는 결코 같을 수 없고, ‘둘이 하나가 된다([x]+[y]=1)’는 환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저자는 “가까운 관계든 먼 관계든 둘 사이의 선은 어디까지나 평행하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관계를 가장 닮은 것은 ‘원’의 사랑이다. 저자는 30여 년 전 원의 방정식을 좌표평면에 옮겨 적다가, 이 그래프에서 한결같고 변함없는 사랑을 발견한다. 자신에게 그것은 부모의 사랑 그중에서도 엄마의 사랑이다. 그리고 다짐한다. 중심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로 이루어진 원처럼, 자신도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사랑하겠노라고. 원의 사랑은 어쩌면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 같지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래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평행선과 같이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 사랑인 셈이다.
Additional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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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 2024-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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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s |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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